나날이 발전하는 컴퓨터 기술 속에서, 문득 걱정이 될 때가 있습니다. ‘내 개인정보는 잘 지켜지고 있는 걸까?’,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걸려서 정보가 모두 날아가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은 모두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는 악성 프로그램 ‘랜섬웨어 (Ransomware)’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있었는데요. 이런 사례를 보면 사이버 상의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화에는 올해부터 ‘사이버보안전공’이 신설되었는데요! 엘텍 공과대학 내의 소프트웨어학부 소속 사이버보안전공 도인실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도인실 교수님 : 엘텍 공과대학 안에는 4개의 학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소프트웨어 학부는 컴퓨터 공학 전공과 사이버보안전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는 사이버보안전공 소속의 도인실 교수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Q. ‘사이버보안전공’이 올해 신설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의 보안의 중요성이 커진 시기인 만큼 주목이 되는데요. 사이버보안전공이 신설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도인실 교수님 : 일단 사이버보안은 학과가 아닌 전공으로 신설됐습니다. 기존에 컴퓨터공학과가 있었다면 엘텍공과대학으로 개편이 되면서 소프트웨어학부 내에 컴퓨터공학전공과 사이버보안전공으로 나뉘게 된 것이죠. 사이버보안전공이 신설된 계기는 사이버보안이 점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자타공인 IT강국인데, 발전된 IT기술에 비해 보안 부분은 굉장히 뒤쳐져 있습니다. 보안은 직접적으로 수익이 나는 부분이 아니다보니, 지금까지는 당장의 기술에만 투자와 연구가 집중돼 왔거든요. 반면 외국 IT 강국들은 보안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죠.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예를 들 수 있어요. 가게를 운영할 때 자물쇠를 튼튼하게 한다고 해서 당장의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게에 고가의 제품들이 자물쇠가 허술해서 도둑을 맞는다면 큰 일 나는 거잖아요. 사이버보안도 이 자물쇠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죠.
2021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보안 위협 때문에 야기되는 금전적인 손실이 6조 달러 정도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사이버보안 위협 기술도 덩달아서 발전하게 되죠. 점점 지능화되고 대규모로 조직화되며 발전하고 있는 위협 기술을 막기 위해서는 IT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술발전과 보안 사이의 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때문에 이 부분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정규교육을 장기간 받은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사이버보안 인력은 지금도 부족한데 특히나 여성 인력은 더욱 부족한 실정이거든요. 통계에 따르면 보안 분야에 여성 인력이 약 10%도 채 안된다고 해요. 이와 같은 이유로 보안 분야의 여성 전문 인력을 기르기 위해 이화 내에 사이버보안 전공이 신설되었습니다.
Q. 사이버보안전공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우나요?
도인실 교수님 : 보안과 관련된 모든 것을 배웁니다. 우선은 사이버보안 역시 컴퓨터 공학이 기반이 되어야 하겠죠. 왜냐하면 사이버보안은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 발생되는 위협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컴퓨터 공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학년 때는 기본지식을 익히고, 2학년부터는 사이버보안 개론부터 시작해서 ‘보안이란 무엇인가’, ‘암호화’, ‘바이러스 해킹 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인가’ 등등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또 요즘은 컴퓨터가 통신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네트워킹 상에서의 보안’, 뿐 만 아니라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생체인지’와 관련된 보안도 배우게 됩니다. 또 '포렌식(Forensic)'라고 이야기 하는 사이버수사대와 관련된 부분들도 배우고요. 프로그래밍 할 때, 악성코드가 침투하는 방법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는지 등도 배우면서 보안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배웁니다. 정리하자면, 프로그래밍과 같은 가장 핵심적인 컴퓨터공학 내용을 1학년 때 배우고,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보안에 필요한 기술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3학년, 4학년 때는 보안과목의 심도와 비중이 깊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이화여대 사이버보안전공이 가지는 차별화된 특징이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도인실 교수님 : 보안 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곳이 국내에 많지 않습니다. 특히 여성의 보안 전문 인력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컴퓨터공학과 마찬가지로 사이버보안 전공에도 여성이 유리한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굉장히 꼼꼼해야 하고 모든 컴퓨터 관련 시스템에 보안이 필수로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컨설팅 분야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때문에 여성에게 분명히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 분야로 많이 진출하지 않아 안타까웠어요. 또한 문제가 많이 되는 여성의 경력단절에 관련해서도 보안 분야는 현업에 복귀가 비교적 쉽습니다. 때문에 여성 보안 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마련된 전공이라는 점이 이화여대 사이버보안전공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여성 보안 전문가 양성의 메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이버보안전공 학생들은 졸업 후 진로가 어떻게 되나요?
도인실 교수님 : 우선 보안 자체가 목적인 보안 업체, 안랩과 같은 백신 관련된 회사가 직접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외에도 컴퓨터를 쓰는 모든 곳에서는 보안 인력이 필요합니다. 대기업, 관공서, 연구소도 마찬가지고요. 학교, 금융회사 등등 컴퓨터가 안 들어가는 곳이 없기 때문에 보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컴퓨터가 쓰이는 모든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사이버보안전공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가요?
도인실 교수님 : 앞으로의 전망은 굉장히 밝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단 사이버 보안 인력이 많이 부족해요. 그리고 최근 많이 회자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 중에 IoT(사물인터넷)가 있어요.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에 컴퓨터 ‘칩’이 들어가는 것이죠. 지금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도 작은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데, 더 단순한 기능을 하는 더 작은 사물에도 칩을 심어서 각각이 컴퓨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기계가 단순할수록 높은 보안 기술을 적용시키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물인터넷 제품들이 주요 시스템과 연결되기 시작하면 보안과 관련해 엄청난 위협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 노출됩니다. 우리는 이제 컴퓨터를 벗어나서 생활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하게 되었고, 그 의존도는 앞으로도 더 높아지겠죠. 그렇다면 모든 부분에 있어 보안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랜섬웨어나 개인정보노출 같은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보안시스템의 문제거든요. 때문에 허술한 보안은 단순히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으며, 사이버보안전공 역시 계속 발전해나가리라 생각합니다.
Q. 이화여대에 사이버보안전공으로 입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에게 응원과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인실 교수님 : 신입생들은 수시에서 사이버보안전공을 선택해서 입학하기도 하고, 정시에서는 소프트웨어학부로 입학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학부 자체가 사회적으로 많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일단 취업률이 매우 높습니다. 학생들을 보면 ‘과연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미리 학원을 다녀야하는지 고민하는 학생도 있는데, 그런 걱정은 전혀 안 하셔도 된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수업은 전공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는 가정 하에 진행되니까요. 들어와서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만 있다면, 누구든지 열심히 할 수 있고 자신이 열심히 할수록 좋은 기회가 많이 펼쳐질 것입니다. 학생들 모두 만족감이 높은 상태에서 전공을 배우고 있고 많은 걸 얻어갈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화여대 사이버보안전공을 희망하는 모든 수험생들 파이팅입니다!